안녕하십니까.
어김없이 일요일의 글을 전달하러 월요일의 제가 왔습니다.
일료일은 사실 운동을 쉬는 날인데
안개끼고 금방이라도 비가 올듯한 하늘을 보니
산에 가고싶었습니다.
유산소를 핑계삼아 가보았습니다.
산이 안개가끼어서 초입부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게 모험하는 느낌이더라구요.
공포영화를 좋아해서 영화 랑종을 얼마전에 보았는데 왠지 랑종에서 나올 법한 분위기 입니다.
몰랐는데 안개가 짙게 끼면 미스트 같더군요.
안 그래도 후덥지근한 날씨라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데
천연 미스트가 계속 때려서 온몸에서 비가 쏟아졌습니다.
분위기가 스산한게 멋졌습니다.
제가 공포영화 감독이라면 이런 분위기를 많이 찾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날이 흐리고 후덥지근 한데도 의외로 사람들이 간간이 보였습니다.
역시 어딜 가나 부지런한 사람들이 있고, 상황 신경쓰지 않는 상남자, 상여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잘 들으면 까마귀 소리도 들리는게 으스스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금방이라도 걷다가 누군가 만날 것 같죠.
이렇게 걷다보니 이제 죽음의 계단 시간입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조건이 주어진다면 실제로 걷고 뛰는게 트레드밀(런닝머신), 사이클, 스텝퍼(천국의계단)
보다 운동효과가 뛰어나답니다.
이 계단을 쉬지않고 15분 정도 오르면 정상이 나옵니다.
항상 느끼는거지만 뭐든 정상이 가까이오고 종착지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 걸
마음이 느끼는 순간 힘든 감정이 더 증폭되더라구요.
그런 마음의 변화를 이겨내고 포기하지 않는걸 운동을 하면서 많이 배웁니다.
이런 훌륭한 생각을 하면서 한 계단 한 계단 오르기 시작하면
종착지가 가까워집니다.
역시 생각없이 하는게 최곱니다.
정상에 다다르니 미스트가 더 강해지더라구요.
가만히 있으면 머리가 촉촉해지고 얼굴의 잔털들에 이슬이 맺힙니다.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누군가가 산만한 미스트를 들고 뿌리면 이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고선
쏜살같이 내려와 집으로 복귀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니 또 덥기만하고 덜 습해서 다른 세상 같았습니다.
머리도 다 젖었는데 바람막이를 입고가서 옷안에 습기가 차서 물이 줄줄 새더라구요.
그래도 모처럼 재밌는 등산을 해서 좋았습니다.
한번쯤은 다들 화창할때 말고 비가오고 안개가 끼고 날씨가 심상찮을 때 가보십쇼.
위험할때는 말구요.
또 다른, 모험하는 듯한 느낌이 들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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